자기가 먹는 음식들이 비명을 지른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는 당사자가 아니기에 지금도 알 수 없는 기분이지만, 그녀는 자신이 그러하다고 말해왔다. 그녀에게 비밀을 들은 지 이제는 10년이 넘었고, 고등학생 때 만났던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직업 특성상 집 밖으로 안 나가는 나는 결혼 후부터 그녀의 출근과 퇴근을 요리로 대접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녀의 출근은 더 빨라지고, 퇴근은 더 늦어지기 시작했다. 다시금 귀에 울리며 그녀를 괴롭게 한다는 밥상 위의 비명들. 그녀는 나름대로 대응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났었다고 한다. 농부, 채식주의 운동가, 유명한 요리사, 등등 인터뷰라는 명목으로 요리 도는 음식과 관련될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지쳤던 걸까? 오늘 저녁에 그녀에게..